
단종의 '자규시'와 영월 유배의 한
게시2026년 3월 20일 02:34
newming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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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조선 왕 단종이 영월 유배지에서 지은 '자규시'는 피를 토하듯 우는 두견새에 자신을 빗대어 읊은 절창이다. 짧은 시지만 어린 임금의 한이 혈흔처럼 응축돼 있으며, 자연의 이미지에 슬픔을 스며들게 한 작품이다.
단종은 열한 살에 왕위에 올랐으나 작은아버지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빼앗겼고, 사육신의 복위 운동 실패 후 노산군으로 강등돼 영월 청령포로 유배됐다. 관풍헌 앞 자규루에 올라 먼 데를 바라보며 지은 이 시에서 단종은 '한 마리 원통한 새'라고 자신을 부르며 새벽 봉우리의 창백한 달빛과 봄 골짜기의 붉은 꽃으로 내면의 고통을 표현했다.
단종은 결국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사약으로 생을 마감했으며, 그를 시중들던 노비가 활줄로 목을 졸라 마무리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단종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에 그치지 않아 사형을 집행한 왕방연도 '단장가'를 남겼으며, 오늘날까지 영월의 산과 강 위에 겹쳐 보이는 인간의 눈물로 남아있다.

단종이 영월에서 쓴 눈물의 ‘자규시’ [고두현의 아침 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