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룡의 무협소설 『다정검객무정검』, 실존주의적 언정의 경지
게시2026년 8월 14일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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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작가 고룡의 1968년 작품 『다정검객무정검』은 무협소설 전성기의 명작으로, 친구에게 애인과 재산을 모두 양보하고 유랑하는 천하제삼의 고수 이심환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 작품은 성장 과정을 다루는 일반적인 무협소설과 달리 은퇴한 주인공이 복귀하며 회의와 허무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회귀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심환과 의형 용소운·외사촌 여동생 임시음 사이의 삼각관계, 젊은 고수 아비와 악녀 임선아의 팜므파탈 관계, 그리고 옛 애인 임시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새로운 애인 손소홍을 얻는 과정 등 네 가지 층위의 언정(情을 말함) 이야기가 얽혀 있다. 고룡은 영어과 출신으로 서양문학에 조예가 깊었으며, 이 작품에서 이율배반성·취약성·우울 등 실존주의적 맥락을 무협소설에 녹여냈다.
이 작품은 친구와 여자 중 친구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이율배반적 선택,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과 번민을 그려내며 요즘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다만 우울 극복의 분량이 적어 감정 이입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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