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형의 '황지 330', 한국 노동미술의 시원적 기념비로 평가
게시2026년 6월 3일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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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작가 황재형의 유화 '황지 330'은 1980년 황지탄광 매몰 사고로 숨진 광부의 작업복을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강압 통치 속에서 탄광촌의 현실을 처음 예술의 미학적 언어로 드러냈으며, 단색조 모더니즘의 획일화에서 벗어난 새로운 차원의 리얼리즘을 제시했다.
작가는 수상 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1983년 9월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태백 황지로 거처를 옮겨 광부로 취업하며 작업을 병행했다. 이 작품은 흑백 구도를 강조하면서도 희망을 연상시키는 색조를 절묘하게 배합해 삶과 죽음, 희망이 함께 녹아 있는 작가의 회화 세계를 가장 먼저 보여주었다.
'황지 330'은 하이퍼리얼리즘이 노동 현실과 만나 새로운 한국적 리얼리즘으로 전화하는 지평을 열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한 노동미술의 대두를 예언한 선행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으로 서울관 1전시실의 상설전에 전시되어 있다.

황재형 작가의 운명을 바꾼, 숨진 광부의 작업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