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칸막이 너머의 일상, 관찰과 프라이버시의 경계

불투명한 유리 칸막이 너머로 스며 나온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불완전한 세상이 관찰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고 싶은 욕망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맞닿는 지점에서, 관찰자는 휴대폰까지 꺼내 들며 드러난 단서들로 상상의 빈칸을 채워나갔다. 한 발짝 더 다가가면 경계가 무너질 것을 알기에 멈춰 선 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심리가 작동했다.

사진을 찍는 순간 관찰자 역시 누군가의 관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프라이버시와 공개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 그리고 상호 감시의 시대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