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무기화 시대, 한국의 경제안보 체계 정비 시급

경제와 안보가 분리된 시대는 끝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제압했고, 중국은 반도체 필수 광물 수출 통제로 미국의 관세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중국이 군사 조치 없이 무역 제재만으로 대만의 국내총생산을 25% 감소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 경제안보 취약성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데도 역량 진전 속도가 느리다. 경제안보와 관련된 역할이 부처 간 산재해 있어 통일성이 약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인력도 크게 부족하다. 외교부·산업부·기획재정부 등에 관련 조직이 있지만 칸막이처럼 업무가 나뉘어 있어 통합적 대응이 어렵다.

일본은 2021년 경제안보대신 직을 신설했고 내년에는 총리 직속 경제안보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며, 미국은 백악관과 국무부에 수석경제학자실을 두고 전문가를 고용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도 경제안보의 사령탑 설립, 부처 간 데이터 공유, 연구 기능 강화 등을 통해 지정학 갈등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