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곡미술관 배종헌 '불면제색' 전시, 도시 흔적을 산수로
게시2026년 11월 6일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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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에서 배종헌 작가의 전시 '불면제색(不眠霽色)'이 열리고 있다. 전시 부제는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로, 불면의 시간을 예술로 풀어낸 자리다. 제목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서 가져왔다.
배종헌은 벽의 얼룩, 담벼락 균열, 자동차 타이어 마찰흔 등 도시의 흔적에서 산과 계곡, 폭포를 발견해 그린다. 루브르 박물관의 '밀로의 비너스' 뒷모습을 2미터가 넘는 캔버스에 옮긴 작업도 같은 시선에서 나왔다. 작가는 금색과 울트라마린을 여러 겹 칠한 뒤 바늘로 긁어내 금벽산수를 완성했다.
작가는 40대 중반 작업을 그만두려던 절망의 시간에 시멘트 벽면에서 인왕제색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겸재와 배종헌이 270여년의 시간을 건너 진경산수의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평가된다. 도시의 가장자리에서 찾은 풍경이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불면제색…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 [김지은의 아트 레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