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거스틀 교수, 신자유주의 질서 붕괴와 새로운 정치 질서 부재 진단
게시2026년 1월 2일 06:03
영국 케임브리지대 게리 거스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간 신자유주의 질서가 해체되고 있음에도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 질서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스틀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정치 질서의 전환기에는 10년 내 새로운 아이디어가 응집되어 질서가 형성됐지만, 현재는 혼란과 불확실성이 17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스벨트의 뉴딜 질서와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질서는 각각 반대 진영의 대통령도 받아들일 정도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 기반 확대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거스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리더십, 이론적 기반, 풀뿌리 운동 등 정치 질서 형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만, 루스벨트와 레이건처럼 지지층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처럼 권위주의 모델을 통해 정치 질서를 확립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으로 신자유주의를 체계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정부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도록 재구성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정치적 분노가 좌파보다 우파 운동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진보 진영이 신자유주의의 문화적 신념인 열린 세계와 국경 개방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거스틀 교수는 민주당이 바이든 정권을 통해 신자유주의와의 결별을 시도했으며, 샌더스와의 연합으로 중도·좌파 미래 동맹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1세기 첫 사반세기를 산업혁명과 유럽제국 해체 시기의 20세기 초와 비견될 정도의 엄청난 변화의 시기로 전망하면서도, '마지막 장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며 희망을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역사적 아이디어가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을 바꾸려면 한 세대 이상이 걸릴 수 있으며, 기회가 왔을 때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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