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과 불교철학의 만남, 타조 달마 이야기로 풀어내다

양자역학의 '얽힘'과 '중첩' 개념을 불교철학으로 설명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김해의 한 절에서 20년 넘게 스님과 함께 지낸 타조 달마의 이야기는 만물이 동등하다는 양자학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달마가 계단을 오르지 못해 스님을 따라가지 않은 행동을 불심이 깊다고 해석한 사람들의 모습은 인간중심적 사고의 한계를 드러낸다.

타조의 작명 유래도 흥미롭다. 중국인들이 15세기 아프리카에서 처음 본 타조를 낙타와 닮았다고 해 '낙타조(駱駝鳥)'라 부르다가 시간이 흐르며 '타조'로 단축된 것이다. 타조 학명 'Struthio Camelus'에도 낙타를 의미하는 'Camel'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타조가 모래에 머리를 묻는 행동은 겁 많은 성질이 아니라 모이주머니가 없어 소화를 위해 모래를 섭취해야 하는 신체적 특징 때문이라는 설명도 제시된다.

세상이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철학적 해석은 현대의 갈등 해결에도 적용된다. 전쟁과 평화가 중첩하는 현실에서 평화 실현은 정의 실천보다 훨씬 어렵다는 통찰이 담겨 있다. 공자의 '화이부동(和而不同)'처럼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