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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기원은 사랑하는 이의 기억

게시2026년 11월 6일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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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백 홍익대 교수는 그림의 기원이 사랑하는 이의 흔적을 남기려는 시도에 있다고 짚었다. 고대 그리스 코린토스의 도공 딸이 램프 불빛에 벽에 드리운 애인의 그림자를 따라 그린 것이 드로잉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교수는 그림이 존재의 부재를 대신하는 행위이며 사랑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쉬베의 '드로잉의 발명'(1791)에서 여인은 연인을 바라보지 않은 채 기억에 의존해 윤곽선을 그린다. 자크 데리다는 1990년 루브르 박물관 드로잉 전시 『맹인의 기억』에서 이 작품을 첫머리에 두고 드로잉의 기원을 지각이 아닌 기억에 둔다고 적었다. 데리다는 눈은 본디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눈물 흘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는 AI가 확산하는 시대에도 그리움과 사랑은 대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6년 가을이라는 상실의 계절에 그림이 사랑의 기억을 불러내려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백 홍익대 교수, 미술사·시각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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